질병이 아닌 자연적인 신체의 변화현상을 질병으로 마녀사냥 하여 가장 성공적인 마케팅과 영업을 해온 분야가 바로 여성의 갱년기증후군(menopausal syndrome)일 것입니다. 1942년 Wyeth-Ayerst제약회사(현재는 Pfizer에 인수합병됨)에서 Premarin이라는 상품명으로 출시된 최초의 여성호르몬제는 당연 갱년기증후군이 질병이 아니라는 상식이 지배하던 때이라 큰 히트를 치지는 못하였으나 1960년대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질병화”작업에 들어가 상당히 성공적인 처방약(prescribed drugs)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FDA와 New York Times등에서 그러한 인위적인 호르몬제의 보충요법(Hormone Replacement Therapy, HRT)은 자궁암과 연관이 있다는 보고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잠시 그 처방율이 주춤했으나 1980년대 이후 2000년대 초반까지 제약회사가 광고회사를 동원하는 수법으로 각종 의학저널에 실리는 논문들에 조직적이고 은밀하게 개입하여 HRT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작업을 하므로 인하여 많은 갱년기여성들이 여성호르몬제를 복용하여 자궁암, 유방암 등을 비롯한 심각한 부작용에 엄청나게 노출되었던 것이지요. 급기야 2002년 미국립보건원(National Health Institute, NIH)산하 WHI(Woman Health Initiative)에서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한 HRT의 심각한 부작용들을 확정 보고함으로써 그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습니다만, 그것으로 끝났으면 모르겠으나 제약사들의 회생작전?은 치열하여 2008년쯤에는 2002년 이전의 처방율과 유사할 정도로 다시 엄청난 판매량을 회복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를 두고 “의약에서 독약으로 Big Pharma”라는 책을 지은 Mikkel Borch-Jacobsen은 마치 좀비(Zombi)와 같다고 비난하기도 하였지요.
오늘 소개하는 기사는 이러한 여성의 갱년기가 일반적인 의학적 예상보다 훨씬 길게 지속되더라는 보고입니다. 과거에 대략 6개월에서 2년 정도로 시작하여 점점 늘어나 현재의 의학적 상식은 4년 정도로 보고 있으나 최신의 연구보고는 대략 평균 7년 정도 걸리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The Guardian, Daily Mail 같은 언론에서 12년~14년까지 제목을 달고 있긴 하지만 정확한 근거가 없는 오류로 보이고 평균 7.4년으로 현재 대략적인 통계보다 훨씬 긴 것은 분명한 듯 합니다. 실제 8체질임상에서도 경험적 통계치는 최소 3~5년 정도는 된다고 주장해 왔는데 그 보다 더 길다고 측정한 미국의 연구결과가 소개되어 나온 것이지요.
그러면 갱년기 기간이 왜 이렇게 길어졌다고 보아야 할까요? 이는 명백히 여성 호르몬제 보충요법(HRT) 자체가 갱년기의 기간을 연장시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갱년기자체가 모종의 이유로 길어졌다기 보다 초기에 여성호르몬제를 복용하여 체내에 줄어들어야 할 여성호르몬이 외부에서 보충되고 몸은 충분한 호르몬이 있는 것으로 착각하게 되므로 비록 생리는 끊어졌으나 흔히 수반되는 조열(Hot flush & night sweat)등의 증상들이 미미하게 나타나다가 호르몬제의 위험성을 자각하여 대개 초기 3-5년 정도 복용 후 중단하면서 그때부터 복잡다단한 증상들을 심하게 느끼기 시작하므로 생리가 멈춘 이후 총 갱년기의 시기는 그만큼 늘어나게 되는 것이어서 전체 갱년기 통계가 최대 14년 정도까지도 나오게 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실제로 최근 8체질임상에서 갱년기증후군을 가지고 치료를 받으러 오시는 분들의 연령대가 60대를 넘어 가끔 70대까지도 자주 보게 되니 비교적 정확한 관찰이라고 인정할 수 있을 듯합니다. 결국 이러한 “뒤쳐진 갱년기(delayed menopause)”는 초기에 쓰지 않았어야 할 호르몬보충요법(HRT)의 폐해라고 보아야 하겠지요. 뒤늦게라도 호르몬제의 위험성을 인지하여 중단하고 불편한 증상들을 8체질섭생과 8체질침으로 성공적으로 잘 관리하여 이 시기를 지혜롭게 지나가시는 분이 있는 반면 여전히 그 폐해에 대한 인식부족과 벌써 겪고 지나왔어야 할 각종 갱년기증상들에 힘겨워 호르몬제를 끊지 못하고 드물게는 유방암이나 자궁암의 진단을 받고서 암과의 사투에 들어가서야 큰 후회를 하는 분들을 볼 때면 안타까운 마음과 더불어 질병이 아닌 것을 질병으로 개념화하여 호르몬제를 팔아먹고 있는 제약사, 일부 의사들 등에 분노를 금하기 어려울 때가 자주 있습니다.
질병이 아닌 것을 질병으로 만들려는 비슷한 시도들이 아이들과 남성에도 적용되어 “성조숙증”이니 “남성갱년기”니 하여 역시 호르몬제를 팔아먹으려는 시도들이 많이 관찰되기는 하지만, 여성갱년기와 호르몬제 보충요법만큼 성공적인? 사례는 아직 보이지 않는 듯 하여 큰 다행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팔이 떨어져 나가도 머리가 박살이 나도 비틀거리며 일어나서 움직이는 좀비(Zombi)처럼 어디서 또 나타날지 8체질임상의 일선에 있는 모두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을 보호하는 사명을 다 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