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의 역전 Medical Reversal(5) - Vertebroplasty, Meniscectomy, ACL repair
사기, 속임수라는 의미인 ‘deception’이라는 단어를 거침없이 이 책에서 사용하고 있는 분야들 몇가지를 묶어서 소개합니다. 한의과대학생시절 의학입문이라는 의서의 습의규격을 공부하던 때가 생각납니다. 속이지 말지니… 오늘은 모두 정형외과분야의 수술에 관계되는 척추성형술(Vertebroplasty), 반월상연골제거술(Meniscectomy), 전방십자인대(Anterior Cruciate Ligament, ACL)수술에 대한 의학의 역전medical reversal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대체로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오게 되는 변화들이거나 굳이 수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손상임에도 근거없는 과도한 수술이 너무나 상식인 것처럼 포장되어 있는 분야들입니다. 즉, 척추뼈의 노화로 인한 어느 정도의 골다공현상, 많이 사용하거나 자연스런 퇴화로 닳게 되어 너덜너덜해진 무릎연골, 무리한 운동 등으로 어느만큼 손상된 인대등에 대해서 나름의 과학적?인 것처럼 보이는 가설을 바탕으로 척추에 의료용 시멘트(medical-grade cement)를 넣어서 좁아진 척추간격을 넓히므로 통증을 줄여보겠다는 시도, 낡고 닳아서 지저분해진 무릎연골을 깨끗이 도려내고 정리해주면 무릎의 통증이 사라질 것이라는 상상, 운동과정 중에 다소 인대가 좀 틑어진 것이 중대한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MRI를 들이대고 사진을 보며 근엄하게 급히 수술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압박하는 것이 현재 전세계의 정형외과 진료실 풍경일 것입니다. 또한, 그 위대한 발견?과 진단에 감사하며 강추?받은 수술을 감행하고는 나름 최선의 조치를 해서 앞으로 일어날 더 중대한 위험을 미리 예방할 수 있었다는 착각?으로 마음의 평안(peace of mind)을 잠시 갖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통증을 다시 느끼기 시작하고 전전긍긍 이곳 저곳을 찾아 헤메다 8체질침을 맞아보고 싶노라고 오시는 분들을 참으로 많이 만나는 것이 현실입니다. 저자들이 소개하고 있는 medical reversal 관련논문은 모두 ecmstudy.com 웹사이트에서 바로 내려받을 수 있도록 올려두었습니다. 2009년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NEJM)에 실린 논문은 골다공으로 인한 압박골절로 통증이 있는 환자 131명중 68명은 앞서 말씀드린 의료용 시멘트를 주입하는 시술을 하고 63명은 똑같이 수술을 하는 척 하면서 의료용 시멘트를 주입하지 않고 결과를 관찰한 것입니다. 적어도 수백만원이 드는 이 척추성형술(Vertebroplasty)을 시행한 그룹이나 가짜수술(sham surgery)를 한 대조군(control group)이나 통증의 개선은 거의 차이가 없더라는 반전이 확인 되었던 것이지요. 또한, 2013년에 Meniscectomy와 관련한 두 개의 논문중 5월에 발표된 첫번째 논문은 45세이상의 반월상연골파열과 경중등도의(mild-to-moderate) 골관절염(osteoarthritis)이 있는 환자그룹을 무릎아래를 조금 찢어 관절경(arthroscopy)으로 반월상연골을 깨끗이 잘라 정리하는 수술을 한 후 물리치료를 한 그룹과 수술을 하지 않고 일반적인 표준 물리치료를 한 그룹으로 나누어 6개월, 12개월후 결과를 관찰한 것입니다. 역시 많은 의료인이나 환자분들의 기대와는 달리 별차이가 없었지요. 이어 12월에 발표된 논문은 앞서 척추성형술의 방법과 같이 한 그룹은 실제로 관절경수술을 통해 반월상연골수술을 시행하고 한 그룹은 똑 같은 수술과정을 진행하긴 했지만 반열상연골을 제거하지 않은 가짜수술(sham surgery)을 시행하고 결과를 관찰한 것입니다. 역시 결과는 아무 차이가 없더라는 것입니다. 참 황당하지요? 정형외과에서 가장 많이 시행하는 수술중의 하나이며 오늘도 진료실을 찾는 수많은 환자분들이 무릎수술을 하면 낫는다는데 하는 광고와 전문의의 진단, 권유를 듣고 보고 오는 현실입니다. 이 책에서 밝히고 있는 미국의 통계는 이 아무 효과없는 수술을 년간 50만건이상 해대고 있고 그 낭비되는 의료비용은 매년 수십억달러, 한국돈으로 수조원에 이른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포츠선수들이나 과격한 운동을 즐기는 분들에게 흔히 발견되는 무릎전방십자인대파열에 관한 논문입니다. 급성으로 무릎의 전방십자인대손상(acute ACL injury)이 발견된 121명의 젊고 활동적인 성인환자분들을 두 그룹으로 무작위 배치했습니다. 한 그룹은 재활과 함께 바로 복원수술(early ACL reconstruction)을 시행하고, 다른 그룹은 재활을 우선하고 나중에 상황을 봐가면서 수술을 선택적으로 하는 방법(with the option of later ACL reconstruction if needed)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습니다. 결과는 두 그룹의 차이가 별로 없을 뿐 아니라 후자의 경우가 훨씬 수술빈도가 감소하더라는 것입니다. 즉, 거의 반정도가 수술을 피하고 재활로 복구되더라는 것이 판명된 것이지요. 아직, 앞의 척추성형술과 반월상연골수술과 같이 가짜수술(sham surgery)과의 대조연구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 결과는 충분히 놀라울 것이라고 저자들은 예측하고 있습니다. 1차진료에서 8체질임상을 하면서 아무래도 근골격계질환을 가장 많이 보게 되는데요, 차라리 위와 같은 효과없는 수술들을 하지 않고 오시는 환자분들은 노인성, 퇴행성의 경우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8체질침과 섭생으로 생활에 무리가 없을 정도까지 많이 개선이 되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되지만, 수술을 하고 오신 경우는 치료에 있어서 뚜렷한 한계를 보일 때가 많아 안타까울 때가 참 많습니다. 이러한 근거를 가진 의학의 역전(evidence based medical reversal)들이 의료인부터 일반환자분들에게까지 널리 전달이 되어서 이와 같은 질병으로 고통 받는 분들이 잘못된 선택을 하여 치료의 기회도 잃고 호주머니도 털리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Comments are clo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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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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