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는 170여개의 의과대학이 있습니다. 많은 의과대학과 부속병원들이 한국에 비해서는 상당히 진취적인 연구들을 전략적으로 해내고 있고 그 결과물들은 고스란히 환자분들의 치료와 전세계의사들을 교육시키는 자료가 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많은 미국의 의과대학중 교육뿐 아니라 연구와 임상에 있어서 상위 10안에 드는 Duke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을 상세히 탐방하고 돌아가는 길에 간단한 소감을 나누고자 합니다 한국 한의사 출신으로 영국 Exeter University에서 Dr.Edzard Ernst교수의 지도로 의학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Harvard Medical School과 University of North Carolina(UBC)에서 연구교수직을 지내시고 현재 Duke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의 Acupuncture and Asian Medicine의 Director를 맡고 계시는 박종배 (Dr. Jongbae Park)교수님의 따뜻한 환대로 구석구석을 상세히 돌아보고 일부 학술모임에도 참여해볼 수 있었습니다. '남부의 하버드'로 불리며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캠퍼스뿐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부러웠던 점을 몇가지 기록으로 남깁니다. 장단점이 공존하겠지만 적어도 한국의료계에서는 기대해보기 어려운 것들로 생각되어 진한 아쉬움도 남습니다. 처음 방문한 곳은 Duke Innovative Pain Therapy라는 외래Clinic이었습니다. Orofacial pain의 대가인 치과의사와 마취과의사 그리고 침치료를 하는 한의사가 어우러져 난치성통증환자들을 협진하여 외래진료하는 시스템으로 그 차트를 보는 순간 개인적으로는 열심히 고민하고 노력해 보았으나 한계에 부딪혀 있던 부분이라 그런지 부러움이 참 많았습니다. 환자 한사람이 오면 기초적인 신체계측과 바이탈사인등은 물론이고 그동안 이 환자분이 어느 병원에서 어떤 검사와 진료를 받고 무슨 약물을 복용해 왔는지 각 진료의사의 상세한 경과기록까지 더하여 모든 기록이 한 차트에 통합되어 열람이 가능하도록 되어있었습니다. 이러한 통합적 기록이 중요한 이유는 추후 잘 치료되거나 특이한 사례의 임상보고에 세세한 정보가 빠짐없는 요긴한 자료가 되기 때문입니다. 가끔 Case Report를 쓰기 위해 차트를 뒤지다 보면 중요한 혈액검사나 결정적인 약물검사 또는 치료전의 사진이나 정보, 타 의료기관의 객관적 경과기록등이 빠져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애써 얻게 된 좋은 치료결과가 보고될 수 없는 쓰레기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자주 있어 더 욱 부러웠습니다. 두번째로 기초부터 임상 각과의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의사 및 연구자들과 매주 또는 수시로 각자의 연구내용을 나누고 서로 토론하고 문답하는 시간을 허물없이 가지면서 아이디어를 얻고 서로 배우는 시간을 가진다는 점이었습니다. 또한 침(Acupuncture)에 대해서도 상당히 열린마음으로 치료사례나 관련 기초연구등을 발표하면서 활발히 교류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환경을 세계최고로 만들었어야 할 한국이 각 영역간의 부질없는 반목과 질시로 전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는 반면 이미 그런 학술모임들을 성숙하게 운영하고 자유롭게 토론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에 부럽기도 하고 우리의 현실을 비추어 보면서 답답하기도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크고 작은 학술모임에서부터 치료받고 경과가 좋은 환자들로부터의 testimonial등을 빠짐없이 수집하고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Youtube, Vimeo등을 통하여 Duke대학전체뿐 아니라 전세계의 연구자나 일반인들도 자유롭게 시청할 수 있도록 배포하고 있는 점이었습니다. 그와 관련한 사후자료수집과 Media Release에 동의하는 서류절차 등은 행정팀에서 일사분란하게 정리하여 진료를 하는 의사는 오로지 진료에 혼신을 집중할 수 있도록 짜여진 시스템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안내와 탐방, 그리고 만 하루동안 바쁜 시간을 쪼개어 그러한 환경속에서 8체질임상의 결과들을 발표할 수 있는 길을 찾아 헤메고 끊임없이 질문을 해댔던 필자에게 진지하고 깊은 대화를 통하여 경륜과 시간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신 박종배교수님과 연구원분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Comments are clo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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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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