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섭생법(Regimen)이라 하면 건강을 위한 음식법과 운동법에 한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하지만, 8체질의 섭생법은 음식이나 운동 뿐 아니라, 목욕, 거주, 방위, 색깔, 인간관계 등 나(我)과 나 아닌 것(彼我)과의 모든 관계를 8체질의 장부대소에 근거하여 명확히 정의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8체질섭생표에 요약된 내용들을 잘 숙지하셔서 철저히 지켜나가시면 질병을 치료하는 것 뿐 아니라 질병예방과 건강증진까지 달성할 수 있는 평생의 중요한 지침이 되는 것입니다.
진료실에서 조금 더 많은 관심을 가진 환자분들의 흔한 질문은 이것을 구분하고 나눈 원리가 무엇인가, 모든 음식을 하나하나 다 물어보고 실천할 수는 없지 않는가? 나름의 구분하는 기준을 알려줄 수 있는가? 물으시는 분이 자주 있습니다. 아마도 공통적으로 가지는 의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개별음식이나 물질에 대한 경험적 인식에서부터 이론적 검토, 다시 체질별로 실험적 확인까지 충분히 거치는 철저한 검정과정이 필요한 것이므로 전통한방의 문헌이나 일반영양학서에 기준하여 대충 끼워 맞출 수는 없음을 이해하시고 인터넷과 시중의 잡서들에 떠도는 근거와 실증없이 종류만 마구 추가 시켜놓은 엉터리 섭생표에 현혹되지 않기 바라며, 우선은 권박사님께서 충분히 검토확인해 주셔서 8체질섭생표에 유익한 것으로 기재된 것에 집중하여 실천할 것을 권유드립니다. 가장 기초적인 원리라고 하면 각 체질별로 배열된 장부의 강약순서에 따라 약한 장기를 보강하거나 강한 장기를 약화시키는 음식이나 물질 등은 유익한 것으로, 강한 장기를 더 강하게 하거나 약한 장기를 더 약하게 하는 음식이나 물질 등은 해로운 것으로 되어 있다고 하겠습니다. 또한, 8체질을 크게 교감신경긴장형체질(금양, 금음, 수양, 수음)과 부교감긴장형체질(목양, 목음, 토양, 토음)로 분류 할 때 교감을 항진시키거나 부교감을 억제시키는 약물이나 행위(목욕, 운동등)등은 교감신경긴장형체질에 해로운 것으로 반대의 경우는 유익한 것으로 구분이 되는 것입니다. 대개 8체질임상을 처음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이런 원리들을 개략적으로 익히고 장부의 대소순서를 암기한 바탕에서 권도원박사님께서 만들어 확정해 주신 8체질섭생표를 해석하고 이를 실제에 적용하려고 노력하시면서 임상을 하시면 되긴 합니다만, 몇 가지 난제가 있습니다. 즉, 이런 기초적인 장부대소의 원리에 맞지 않아 보이는 몇 가지가 있는데, 수년을 동료 및 선후배 8체질의사들과 공부하면서도 분명히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가곤 하고 잊어버리기 일쑤였다가 최근 기회가 있어 권도원 박사님의 문헌들을 다시 확인하여 추정 정리한 내용을 공유해 봅니다. 권박사님의 그간의 강연내지 출판을 통한 글들 속에서 유추를 해 보고 나누는 것이나 혹 더 나은 해설이나 아이디어가 있으신 분은 언제라도 환영입니다. 우선, 8체질에 맞는 색깔에 대한 부분입니다. 색깔의 호불호는 시각을 통한 것과 촉각을 통한 것에 차이가 있습니다. 시각을 통한 것은 주로 벽지, 안경 등과 연관하는데, 벽지는 최초 갓난아이의 이유 없는 고열 등에서 색깔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의 단서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예를들면 붉은색 벽지를 해 놓은 방안에 누운 토양체질의 아이가 이유 없는 고열(unknown fever)이 나다가 병원에만 오면 열이 멈추고 멀쩡해지는 것에서 색깔이 인체에 영향함을 발견하게 되었던 것이지요. 이는 색깔마다 가진 파장이 장기와 영향하는 것으로 짐작 되어지는데 붉은색이 시각자극을 통해 지속적으로 유입되므로 토양체질아이의 강한 췌장을 더욱 강하게 하므로 병증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어른의 경우는 선글라스처럼 안경알의 색깔이 같은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므로 8체질섭생표에 벽지나 안경에 대한 언급이 있는 것입니다. 또한, 접촉자극에 의한 색깔의 호불호는 시각자극의 방법과는 다소 다르게 작용한다고 합니다. 예로 토양체질의 약한 신장이나 수양체질의 강한 신장이나 두가지 경우 모두에 검은 테이프를 붙이면 경락을 통하여 강한 기운은 감소를, 약한 기운은 보강을 하는 양면적 작용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하여 검은색의 접촉자극이 정반대 체질인 토양, 수양체질에 동시에 작용하여 단순한 통증 등을 일시적으로 없애거나 증상을 줄이는데 기여를 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8체질과 색깔의 관계에 있어서 8체질섭생표를 자세히 보시면 목음체질에 붉은색 안경이 좋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동시에 목음체질의 섭생표에서 고기중에 닭고기와 매운음식등 췌장을 강화한다고 여겨지는 음식은 다소 해로운 것으로 인식되고 있고 반대체질인 금음체질에는 생강, 카레, 겨자등의 향신료들이 유익한 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붉은색이 췌장과 위장을 강화한다고 보면 목음체질의 장부구조상 유익한 색이 된다는데 다소 의문이 생깁니다. 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하여 한동안 풀지 못한 숙제처럼 남겨두곤 했었습니다만, 박사님의 일본출판물과 대중강연, 빛과소금의 글 등을 종합하여 분석해 보면 출판상 또는 전달상의 오류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어느 정도 추정이 가능하다고 보입니다. 8체질과 색깔에 대한 부분을 가장 자세히 언급하신 일본강연을 정리해보면, 금양체질에 유익한 색깔은 푸른색과 검은색, 해로운 색깔은 붉은색과 노랑색이고, 반면 목양체질에 유익한 색깔은 하얀색과 붉은색, 해로운 색깔은 푸른색과 검은색, 금음체질에 유익한 색깔은 푸른색과 노랑색, 해로운 색깔은 흰색과 검은색, 반면 목음체질에 유익한 색깔은 흰색과 검은색, 해로운 색깔은 푸른색과 노랑색, 토양체질에 유익한 색깔은 검은색, 흰색 그리고 푸른색도 유익한 쪽에 해당되고, 해로운 색깔은 붉은색과 노랑색, 수양체질에 유익한 색깔은 붉은색과 노랑색, 해로운 색깔은 검은색과 푸른색, 토음체질에 유익한 색깔은 검은색과 푸른색, 해로운 색깔은 붉은색과 노랑색, 반면 수음체질에 유익한 색깔은 붉은색과 흰색, 해로운 색깔은 푸른색과 검은색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색깔에 대한 부분을 잘 분석해보면 사실 8체질의학의 이해에 있어 난제중의 하나인 중간장기의 편중에 대해 유추를 해 볼 수 있습니다. 즉, 금양체질에 해로운 색깔로 붉은색(췌장,위)과 노랑색(심장,소장)을 지칭한 것으로 보아 중간장기인 심장과 소장은 약간 강한 쪽(목양에서는 반대로 약간 약한 쪽), 금음체질의 중간장기인 위장과 췌장은 약간 강한 쪽(목음에서는 약간 약한 쪽), 토양체질의 중간장기인 간과 담랑은 약간 약한 쪽(수양에서는 약간 강한 쪽), 토음체질의 중간장기인 소장과 심장은 약간 강한 쪽(수음체질에서는 약간 약한 쪽)으로 치우치게 된다는 사실을 유추해서 알 수 있습니다. 한가지 색깔과 장부의 관계에서 덧붙일 것은 췌장과 위장은 붉은색, 심장과 소장은 노랑색과 연관된다는 것도 전통한의의 관점과는 반대되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것이 실체적 진실이라는 것도 이해를 해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8체질의학은 8상의학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빛과소금 칼럼에서 내장구조에 따른 8체질분류를 살펴보면 금양, 목양체질의 장부구조에서 한군데 다른 설명이 보입니다. 즉, 금양체질의 경우 “간이 다른 장기들의 동정을 받아”, 목양체질에서는 “간장에 합세하는 장기들이 더 많아”라는 기록이 있는데, 이 문구를 보면 중간장기인 심과 소장이 금양체질의 최약이자 목양체질의 최강장기인 간쪽으로 치우침을 짐작해 볼 수 있겠습니다. 즉, 일본강연에서와는 다른 부분이 금양, 목양체질에서의 중간장기의 편중부분인 것입니다. 이 외에는 동일합니다. 또한, 빛과소금 칼럼 “8체질에서 보는 생명의 신비(2)”에서 잠시 언급되는 “6장부 다수 주도체”와 “4장부 소수 주도체”라는 부분에서 금양체질은 “약 장기만으로 조직된 다수 주도체의 지배역을 최약장기인 간이 맡는다”, 목양체질은 “강 장기만으로 조직된 다수 주도체의 지배역이 간”이라는 말씀으로 유추해보면 중간장기인 심과 소장은 역시 금양체질의 최약이자 목양체질의 최강장기인 간쪽으로 치우쳐서 간,담,신장,방광,심,소장으로 구성된 “6장기 다수 주도체”를 이루어 금양체질에서는 다소 약한쪽으로 목양체질에서는 다소 강한쪽으로 편중되는 것으로 이해해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따라서 금양체질과 목양체질에 있어서 중간장기의 편중문제는 1990년대 후반 일본강연무렵의 연구(즉, 금양체질에서 심소장이 약간 강한 쪽으로 편중)와 빛과소금의 칼럼을 쓰실 무렵의 분명한 구분이 어려웠던 시기를 거치신 것인지 알 수는 없으나, 빛과소금의 글에서 두 군데서 일관되게 금양체질에서 심소장이 약간 약한 쪽, 즉, 최약장기인 간쪽으로 편중되어 “6장부 다수 주도체”를 형성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일본강연의 색채와 관련한 부분에서 편집상의 오류가 있었던 것이 아닌지 조심스럽게 짐작해봅니다. 이러한 중간장기의 편중에 대한 인식을 어느정도 바탕하고서, 음식에 관하여 살펴보면, 매운 음식과 닭고기, 인삼, 꿀 등은 일반적으로 췌장과 위장을 강화하는 음식으로만 전통적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췌장과 위장보다 심장과 소장을 더욱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므로, 색깔이 영향되는 안경은 목음체질(담랑,소장>위,방광,대장)에 다소 약한 비위를 보강하는 붉은색이 좋은 쪽으로 반대인 금음체질(대장,방광,위>소장,담랑)에는 다소 약한 심소장을 보강하는 노랑색이 유익한 색깔로 작용하지만, 매운음식, 닭고기, 인삼, 꿀 또는 카레, 겨자, 후추 등이 목음체질에는 다소 해롭게, 금음체질에는 다소 유익하게 작용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장기적 또는 대량으로 섭취하게 되면 금음체질에서도 결국은 해가 될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실제의 섭생지도에서는 아주 좋은 쪽으로 분류하기보다는 O->△정도로 지침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합니다. 권도원박사님께서 8체질섭생표를 만드실 때는 장부적 분류의 강조차원에서 이면의 이런 세부내용을 다 담을 수 없어 다소 혼란이 야기되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중간장기의 편중에 대해서는 고단계의 치료에서 더욱 중요하게 인식되어야 한다고 알고는 있으나 아직 저의 지식에도 한계가 있음을 자인합니다. 이 부분은 언젠가 때가 되면 권도원 박사님과 권우준 선생님께서 상세히 알려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선은 8체질섭생표에서 기초적인 장부대소와 자율신경의 편차에 대한 인식에 바탕해서 대부분 이해 될 만한 것들을 숙지하시고 쉽게 이해되지 않아 보이는 몇몇 부분들은 권박사님의 문헌들을 유추해서 상술해드린 중간장기의 편중에 대한 인식을 보태어 이해 해보려고 노력해 보시되 그 이상의 것들은 저와 여러분의 8체질임상의 그릇을 묵묵히 키워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담길 것이라고 믿습니다. Comments are clo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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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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