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주간 한국체류가 여러 가지 이유로 길어지면서 8체질임상을 전문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후배원장들의 진료실에서 공동진료를 하는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그럭저럭 가르쳐 드린 대로 잘 해 나가면서 발전적인 희망이 보이는 경우도 있고, 수년 동안 임상참관부터 독립진료까지 나름은 열심히 해 온 것으로 보이나 막상 진료실에서 환자를 보고 증상을 분석하고 몸을 해석하여 필요한 처방을 도출해 내는 과정을 지켜보자면 여전히 초보수준이나 ‘8체질침쟁이’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임상현장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되면, 당연 치료율이 떨어지므로 환자는 늘지 않고 이에 엉뚱한 이유들을 들어 자신을 돌아보기보다 외부의 탓?을 하면서 어려움의 악순환을 돌고 있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오늘은 다소 아픈?얘기가 되겠지만 과거 십수년 전부터 현재까지 항상 임상적 성장이 매우 더디거나 실패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몇 가지 짚어 보고자 합니다. 혹, 개인적인 만남의 현장에서는 직설적인 돌직구?를 통하여 본인들의 문제를 깨우치도록 일갈을 하는 편이나 대개 그 한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시공을 넘어 동일한 공통점이 발견되고 있는 고로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스스로 개선의 요점으로 삼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누기를 원하는 바입니다. 먼저, 체질진단의 오류입니다. 임상이 몇 십년 되어도 체질진단을 100%해 낸다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때론 환자분들과 솔직히 터놓고 대화하며 찾아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으나 어설픈 진단으로 효과도 없는 상황에서 환자분들의 의구심제기에 의사의 권위?(이런 것을 ‘똥권위’라 해야 합니다. ㅎ)로 묵살하고 자연스런 소통을 하지 않거나, 아예 맥진을 제쳐 두고 대충 흉내만 내어 엉터리 진단을 해 놓고 소위 ‘밀어 부쳐버리거나’, 잘 모르겠다고 맥진을 통해 진단의 가능성을 순서대로 점검할 생각보다 무슨 체질일 것 같다는 단순한 ‘느낌’이나 특징, 문진 등으로 진단을 점검해 나가는 어이없는 모습을 보게도 됩니다. 반드시 실패합니다!!! 틀리더라도 내 손에서 나오는 맥진의 결과에 의거해서 침시술을 하고 그 결과가 신통치 않을 때는 다시 맥진을 통해 다음 가능성을 점검하도록 노력하기를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거의 대부분 8체질임상을 어렵다고 중도포기하기나 실패하는 경우는 바로 이 맥진이 되지 않는 경우임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알파고든 첨단과학이든 언젠가는 지금의 혈액검사처럼 인간 8체질을 간단하게 구분해 내는 날이 오기를 바라고 머지않은 미래에 그런 날이 올 것으로 믿습니다만, 적어도 아직까지는 오류를 수정해가며 정확한 체질을 찾아나가는 20만명 이상 환자의 손을 잡아보고 확인하여 훈련된 손에 의한 맥진법이 최선임을 꼭 다시 상기하기 바랍니다. 권도원박사님께서 후학들에게 거의 수십년동안 제시하고 계시는 단순 확실한 메시지, “맥진에 정진하라” 꼭 기억하고 실천하기 바랍니다. 두번째로는 처방의 사용이 무척이나 복잡하다는 공통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2단계나 3단계처방을 단순하게 사용하여 결과를 얻고 그 처방의 범위를 넘는 해결되지 않는 증상들에 대하여는 정확한 몸에 대한 해석과 분석을 통해 기초처방들을 단순하게 조합하거나 강화하여 처리해 나가는 훈련을 누차 강조해 왔지만, 그저 증상들을 따라다니며 근거 없는 배합과 불분명한 고단처방들을 사용하여 비효율적이거나 비상식적인 처방조합을 하는 소위 ‘8체질의학적 대증시치’만을 일삼고 있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임상년차가 낮을수록 그런 현상은 매우 뚜렷합니다. 발목이 삐어 온 경우 기본방 5회만 놓아주기가 썰렁하다고 3배를 하거나 불필요한 장계염증방, 척추방들을 마구 갖다 붙이는 경우에서부터 훈련된 8체질의학적 근거를 가진 것이 아닌 자신만의 논리로 혹 일시적인 효과를 보인 적이 있는 이상한 처방조합을 일반화하여 상용하고 있는 등 다양한 경우를 보게 됩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환자분들이 쏟아내는 복잡다단한 증상들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하여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구체적으로 몸의 어느 계통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에 정확하고 단순한 처방을 사용하여 증상을 따라다니는 것이 아니라 그 계통의 문제를 바로 잡으므로 여러 증상들이 한꺼번에 해결되는 임상의 묘미를 맛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런 경험들이 임상적 사고력을 배가 시키고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효율적인 문제해결을 통하여 8체질임상을 지속해 나갈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체질진단의 문제와 정확한 해석을 통한 단순한 처방의 적용이 되지 않으므로 당연 치료율이 떨어지고 환자가 늘지 않는 상황에서 그 문제의 원인을 자기자신을 돌아보기보다 이상한 환자를 만나서, 너무 어려 보여서, 환자를 휘어잡는 카리스마가 없어서, 젊은 여성이라서, 초진을 집중적으로 억지로라도 밀어주지 않는 클리닉의 시스템이 받쳐주지 않아서, 심지어 내가 너무 잘 치료해서 환자가 다 나아 없어졌다는 이유까지 참으로 자기자신만 쏙 빼 놓은 이유는 너무도 다양합니다. 모두 8체질임상의 일정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사람들이 쏟아내 왔던 공통적인 불만과 핑계들이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런 현상이 십 수년 전이나 현재나 계속 반복되고 있더라는 것이지요. 8체질임상이 결코 쉽지는 않습니다. 질병을 보면 화가 나서 사력을 다하는 전투를 하고, 몸을 회복시키는 일에 전력을 다해야 하는 바른 임상을 하는 8체질전문의사가 되는 길이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 어려운 길 가운데 진정한 의사의 길과 진리가 함께 하고 있음이 분명한 사실이니, 과거나 현재나 똑같이 반복되는 실패하는 사람들의 특징들을 다시 한번 잘 살펴보아 스스로를 점검해보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지는 않는지 확인하여 개선하므로 매일 매일 임상의 전투에서 승리하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Comments are clo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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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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