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 1 대 대통령인 George Washington은 1799년 12월 14일 밤 10~11시 사이에 사망하였다고 알려지는데 그 당일의 기록이 아주 상세히 남아 있어 서양의학역사에 상당한 논란을 일으키는 편입니다. 모종의 상기도 감염에서부터 급성폐렴까지 다양한 후대의 추측이 나오는 질환을 앓은 것으로 되어 있는데, 당대 최고의 의사들이 들러붙어 사망일 하루 동안 고작 한 것이라고는 체액의 거의 40%에 해당하는 대량의 피를 뽑았던 사혈요법(bloodletting)이 모두였습니다. 결국은 간단한 감염질환의 일종이었을 것으로 추측되는 상황에서 어이없게도 대량실혈로 목숨을 잃게 되었던 것이지요. 그것이 불과 약 200년 전의 일입니다.
하지만 이후 서양의학은 그 무지의 시기를 탈피하여 근간 대략 100년 사이 세균과 항생제의 발견을 위시한 눈부신 발전을 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영상은 서양의학의 역사에서 그러한 위대한 발견들을 모아서 잘 소개해주고 있는 다큐멘터리입니다. 그 중에서도 질병의 다양한 원인으로 박테리아의 존재를 발견한 것과 그 박테리아를 죽일 수 있는 항생제의 우연한 발견은 특히 현대에까지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질병과의 전쟁에서 항생제라는 무기만 있으면 백전백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신념?에 지나치게 도취된 까닭일까요? 그 승리의 맛이 너무 달콤했나요? 아니면 위대한 의학의 발견들 가운데 겸손을 잃은 탓일까요? 전쟁이라는 것의 승패요인은 간단히 요약하면 적군의 힘이 너무 강하거나 아군의 힘이 너무 약한 탓이라는 이 단순 명료한 이치에 너무도 무지한 서양의학의 현주소를 1차 진료에서 수없이 만나다 보면 서양의학의 그 위대한 발견과 업적들이 안타깝게도 체면을 구기는 듯한 양상이어서 딱하게 느껴집니다. 의학의 많은 분야에서 그런 느낌을 자주 갖게 되지만, 지난 몇 시간 동안 함께 공부해오고 있는 소화기계질환들과 간질환의 경우에 그 서양의학의 무지(無知)함에 대해 지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소화기계의 대부분의 문제가 체질에 맞지 않는 식사로부터 출발하여 스스로의 회복력을 잃어가면서, 즉 아군의 힘이 약해져 가면서 중병으로 진행해 가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주목을 하지 않고, 여전히 최첨단의 소견이라는 것이 위의 유문부(pyroli)에 사는 나선형(helico) 세균(bacter)이라는 뜻에서 이름한 Helicobacter pyroli균이라는 공격자가 원인이므로 그것을 박멸하여야 한다고 독한 항생제들과 PPIs(Proton Pump Inhibitors)를 병용하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현실은 오히려 그 항생제들로 인해 위장관의 정상조직들이 파괴되고 복통, 구토, 설사 등의 부작용으로 고생을 하면서 도저히 못 먹겠다고 호소하는 환자분들을 만날 때마다 대체 무엇을 위하여 이러한 짓을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애초 아군을 강화하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인 것을 적군을 때려부순다고 난리를 쳐서 아군의 진지까지 파괴시키는 무지에 의한 엉터리 전략인 것이지요. 바이러스성으로 알려진 간염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아예 아군을 강화해야 한다는 전략과 생각 자체가 없이 우왕좌왕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항바이러스제들로 그저 바이러스를 때려잡느라고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지요. 나름 승리처럼 보이는 현상을 근 10여년 보고 있는 상황인지라 콧대가 매우 높아져 있긴 하지만 실제의 임상적 관찰에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 이상 바이러스가 제어되지 않는 리바운드 현상과 신장과 같은 다른 장기들의 손상뿐 아니라 바이러스는 줄어들었으나 간 자체의 질병양상은 더욱 나쁜 방향으로 진행되어 가는 것으로 의심할 만한 상황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권도원 박사님께서 당신의 오랜 연구의 결과 결코 간염은 바이러스 질환이 아니다라고 하신 말씀을 다시 한번 새길 필요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즉, 적군이 강하여 오는 문제가 아니라 아군이 약해서 전선이 밀리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항생제의 발견으로 적군이 강하여 오게 된 질환들에서 혁혁한 공을 세워오고 있음을 폄하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다만, 질병과의 전투에서 적군이 강하여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만 있다고 고집하고 아군이 약하여 전세가 불리해지는 경우가 있음에 철저히 무지(無知)한 서양의학의 외눈박이같은 편견의 오류를 지적하고 싶을 따름입니다. 소화기계와 간의 질환뿐 아니라 안이비인후, 요도, 질, 방광, 항문 등 대부분 인체의 점막에서 일어나는 질환들은 거의 모두가 이 양면성을 고려하여 우선순위를 선택하여야 비로서 환자분들께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해 드릴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하시기를 바랍니다. Comments are clo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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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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